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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신앙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루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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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24/08/08
02 신앙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루틴 만들기
_자유롭고 의미롭게_기독교 신앙, 다시 생각해보기
보수적인 교회에서 엄격한 규칙에 따라 신앙생활을 하다가 지쳐서 나오는 일이 많습니다. 홀로 신앙생활을 하거나, 다른 교회를 찾으려 하게 되는데요, 가끔씩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엄격한 규칙의 교회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요예배, 주일예배, 새벽예배, 여러 소그룹모임에 참여하고 교회가 정해놓은 헌금규칙을 충실히 지킬 때에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면, 그런 것들을 그만두었을 때 공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다른 방식의 신앙생활이 가능하려면, 자신만의 고유한 리듬을 찾아야 합니다. 신앙의 깊이와 넓이를 늘리기 위한 최소한의 루틴이 필요한 것이죠.
만약 교회 없이 홀로 서가는 신앙인이 되려 결단했다면 어떤 것을 계획해 볼 수 있을까요? 제가 목사를 그만두고, 또 마음이 맞는 교회를 찾지 못했다면 이런 것들을 시도해 보았을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권 신앙서적 읽기, 수요일이나 주일에 성경을 읽는 시간 갖기, 매주는 아니더라도 정기적으로 참여해 볼 수 있는 기독교 관련 단체 행사 알아보기 등등.
신앙의 본질은 ‘일상에서 주변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살아가느냐’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준비단계로서의 어떠한 리듬도, 루틴도 없다면 그러한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어떠한 루틴도, 수행도 없이 충만한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분은 이런 글을 찾아보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루틴’이라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꼭 종교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공부를 하거나, 심지어 취미생활을 하는데도 필요한 것입니다.
이제는 교회를 다닌다 할지라도, 개인이 스스로 고유한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게 첫째로 중요한 일입니다. 공동체 모임으로 함께 하는 루틴은 언제나 보조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이때 공동체 루틴이 보조적인 것일지라도, 가볍게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종교가 아닌 일반모임에서도 모임에 늦으면 지각비를 내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모임이 가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이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교회답기 위한 최소한의 규칙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회로 모이는 개인들의 일상의 시간표를 좌지우지할 만큼 과도하게 간섭하는 폭력적 규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회로 모이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고유 리듬과 공명해서 상호 간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서 공동규칙들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개인과 공동체, 양쪽의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합의점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 새로운 교회운동의 가능성이 달려있습니다.
개인의 삶에 어떠한 규칙도, 리듬도 만들어내지 않고, 그저 ‘아무것도 안 함’ 상태가 신앙의 최종목표일 수는 없습니다. 동시에 어떠한 규칙도, 루틴도 그 자체가 신앙의 본질일 수도 없습니다. 규칙 자체에 대한 우상숭배와 아무것도 안 하는 게으름과 무책임함 사이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낼 수 있어야만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신앙생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